5~6년 전 여름. 바닷가로 친구들과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여름철이면 다들 바닷가나 계곡 등등 한번씩 갔다 오잖아요.


그 때도 그냥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갔더랬죠.


그런데 물놀이 도중에 친구들이 저를 골탕먹이려고


일부러 깊은 쪽으로 가서 빠뜨린 적이 있습니다.


장난인 걸 알았지만 물에 가라앉았다가 겨우 다시 올라오고


숨 한번 고르기도 전에 다시 물 속으로 꼬르르.


마치 물에 빠져서 허우적 대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로


공포스러운 일이었어요.


주변에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신경 쓸 여유조차 없이 소리를 질러댔습니다.(ㅠㅠ)


그 후로 트라우마 같은 것이 생겨서 물가에 가는 것조차 내키지 않을 정도였죠.



그래서 3년 전 잠깐 광고회사에 다닐 때 수상스포츠를 즐기러 다같이 간 여행에서


저는 단호히 아무것도 타지 않겠다고 얘기했습니다. 무서워서요.


다들 물놀이 준비로 수영복이나 반바지로 옷을 갖춰 입고 갔는데


저는 청바지 차림으로 한쪽에 서서 사진만 열심히 찍어주었죠.


그 여행을 다녀오고 얼마 안가 회사를 그만 두었지만


겁이 나서 바나나보트 한번 못타본 것이 너무너무 후회가 되더라구요.



지금 저는 여행을 다녀오는 길입니다.


청평으로 1박 2일 즐거운 여행이었지요.


그때 수상스포츠를 하던 곳과 비슷한 곳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겁이 나더라도 수상스포츠에 꼭 도전을 해보자고 다짐을 하고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다 같이 즐거운 여행에서 혼자 즐기지 못하고 들러리가 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니까. 훗.



남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고작 보트에 질질 끌려 잠시 다니다가 돌아오는


유희거리이겠지만, 저에게 이번 여행은 '도전'이라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바나나보트는 타지 않고 와일드라고 하는 기구에 몸을 실었습니다.


동그란 튜브 바깥쪽으로 손잡이가 달려있고


그 손잡이에 의지해서 물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꽤나 익스트림한 놈이었어요.


넷이 같이 타서 바깥쪽에 있는 사람들이 안쪽에 있는 두명을 보호해주어야 하는


사명감까지도 부여를 받게 되었습니다.



운전을 하고 난 이후 속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즐길 줄 알게 되었어요.


와일드 위에 대롱 대롱 매달려 가면서도 고개를 들어 앞을 보면서


속도감까지 즐기고 있더라구요.


겁. 그까이꺼 아무 것도 아니더라구요.



두번째 탈 때는 아예 일부러 물에 빠져보기도 했습니다.


그냥 매달리려고 작정하고 가면 절대 물에 빠질 일이 없겠더라구요.


친구들과 합심해서 번갈아가면서 물에 빠지기로 했습니다.


막상 손을 놓고 물 속에 내동댕이 쳐질 생각을 하니 조금 두렵기도 했지만,


이미 분출될대로 분출 된 아드레날린이 몸을 허락하더군요.


대책없이 손을 놓고 물 속으로 첨벙.


물 속에 스스로 느끼기에 꽤 오랜 시간 잠겨 있었지만


구명조끼 때문에 금방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물 위에 둥둥 떠 있는데 포근한 기분마저 느껴졌어요.


살짝 물을 먹어서 코가 찡하긴 했지만


머리 끝까지 젖고 나니 기분은 더없이 상쾌했습니다.


한번 더 빠질 때는 요령이 생기더라구요.


몸을 뒤집어서 구명조끼 덕에 물 위에 통통 튕기는 기분으로 물에 빠졌습니다.


그게 그렇게 재밌더라구요.


못하는 수영도 한번 시도해보고.(수영이 정말 힘들다는걸 알게 되었지요. 박태환느님 짱)



즐겁게 다녀온 여행.


사진도 보여드리고 싶지만


제 핸드폰에 있는 사진은 전부 제가 찍어준 것들이라


제 사진이 없더군요.


혹시 사진이 생기면 나중에.(ㅎ)



아무튼 결론은,


여러분 도전하세요. 그거 해보니까 겁나기보단 재미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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