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면
나는 나에게 너무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은 옷을 입고 좋은 화장품을 쓰고 좋은 걸 먹는 것.
이런 것들이 전부 금전적인 부담이었기에
마음이 굴뚝 같아도 선뜻 돈을 쓰기 어려웠고
또 관심도 많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전에는 없던 이런 관심들이 생겨난다는 심경의 변화들을 보아도
나는 나이 서른에 사춘기를 겪고 있는 것이 맞는가 보다.
사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지난 서울에서의 생활에서도
충분히 올 수 있었을 심경의 변화일진데
그때는 너무 생존하기에 급급했기에 이제서야 사춘기를 맞는다고
스스로를 변호하고 싶다.
내 몸무게는 정말 관리하지 않음의 표본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는 조금 통통한 편이었고
급격히 키가 자란 중학교 3학년 때에는 조금 마른 체형이었다.
그리고 172정도 된 그 키가 지금까지 쭉 그대로인데
그 상태로 내 몸무게는 50키로대에서 80키로에 육박할 때도 있었고
지금은 다시 60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나는 따로 체중조절을 위해 운동을 해본 적이 없다.
그냥 식욕의 변화라던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서
저절로 늘고 빠지고 했을 따름이다.
간혹 내가 운동을 하고 있다면,
그건 친구들과 함께 하기 땜에 하고 있거나
갑자기 흥미가 붙는 운동이 생기거나(구기종목 같은.. 대표적으로 탁구) 할 때이다.
하지만 그나마도 워낙 약한 손목과 그간의 운동부족으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과 손목 통증 등을 통해서 금방 그만둬 버리기 일쑤였다.
몸무게가 75키로가 넘어갈 무렵
자신감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누구를 만나도 내 뱃살이 신경쓰였고
둔해보이는 몸집이 행동마저 위축되게 만들었다.
그런데 며칠 전 찜질방에서 나도 모르는 새 66키로가 되어있는 걸 확인하는 순간,
지금도 나와있는 뱃살도 잊어버릴만큼,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자신감은
상상 이상으로 긍정적인 신호였다.
외모에서 나오는 자신감은 생각 이상으로 크다.
자신감 없는 남자, 얼마나 매력없는 동물인가.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 운동이란 걸 좀 자발적으로 해보고자 한다.(얼마 못갈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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