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브라질은 강했습니다.
멤버를 보고 덜덜덜 했지만,
야 군대 안간다는데 한 게임 죽을 힘 다해 뛰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도 했었지요.
9시를 즈음해서 브라질전에 대한 기억은 이제 살짝 접어두고,
찬물을 마시며 스트레칭을 해줍니다.
잠을 많이 못잔 탓인지 몸이 평소보다 많이 찌뿌둥한 것 같고
힘도 잘 들어가지 않아 어떻게든 컨디션을 회복해보려 버둥버둥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슬슬 요가센터로 출두할 시간이 다가오니
머리 속에 블로그에 남기고 싶은 소재가 떠오릅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좌뇌 우뇌 고루고루 자극을 하며 점점 완결이 되어 갑니다.
'요가 다녀와서 글을 남겨야지'
라며 생각을 하고 요가센터로 향합니다.
아 이런.
오늘은 고관절을 열어주는 힐링요가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아 나의 뻗뻗한 고관절이여.
고관절이나 하체의 유연성이 많이 필요한 동작으로 가면 맥을 못춥니다.
오금이 너무너무 땡겨 아파 죽을 지경이어서
선생님이 다가와서 누를 것 같은 기미가 보이길래
"저 누르면 죽을지도 몰라요"
이럴 땐 쪽팔림이고 뭐고 없습니다. 일단 살아야지요.
다리가 찢어지는 고통에 몸부림 치면서도
조금이라도 유연해지기 위해 상체 근력을 이용해서 쭉쭉 눌러줍니다.
느낌에는 좀 더 내려가는 것 같은데, 거울을 보면 별로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유연성은 단순히 몸이 부드러우면 되는게 아니라 근력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상당합니다. 땀도 꽤 나구요.
그렇게 1시간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으니
아까 생각해두었던 이야기거리가 떠오르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딱,
미치겠습니다.
사람은 무의식 적으로 이야기의 완결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알고 있던 노래가 흘러 나오는데
아 이 가수 이름이 뭐였더라.
제목이 뭐였더라.
생각이 안나면 어질어질 해지기 시작합니다.
이야기 한참 재밌게 하다가 나머지는 다음에 해줄게
이러면 미쳐버립니다. 야! 지금 하라고.
아. 이야기의 완결은 중요합니다.
언제쯤 저는 다시 아침의 그 이야기 거리를 떠올릴 수 있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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