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컨피덴셜> 타이타닉에 묻힌 비운의 명작
느와르계의 역사에 남을만한 수작, 영화 'LA컨피덴셜'입니다. 97년작이니 이제는 고전이라 해도 될 만큼 오래된 영화네요. 하지만 지금 봐도 전혀 옛날 영화스럽지 않고 끝까지 흥미진진한 액션 느와르이자 반전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애석하게도 또 다른 불후의 명작 '타이타닉'과 함께 나란히 노미네이트 되어 많은 수상을 하지는 못했는데요. 비평가들이 극찬한 영화는 '타이타닉'이 아닌 'LA 컨피덴셜'이었습니다.
이 리뷰는 영화 'LA컨피덴셜'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면 영화를 먼저 보고 와주시기 바랍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짜임새있는 연출
예측을 비켜가는 전개
영화 'LA컨피덴셜'은 작가 '제임스 엘로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제가 소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 영화를 미루어 볼 때 소설이 얼마나 재미있을지는 안 봐도 넷플릭스입니다. 그런 원작의 재미있는 요소를 적절하게 가져와 이렇게 훌륭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울 따름입니다.
'LA컨피덴셜'은 LA 마피아계의 대부가 체포되면서 무주공산이 된 LA를 과연 누가 차지했을지에 대한 비밀을 풀어갑니다. 그러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날 때마다 어느 하나 제대로 예측한 게 없을 만큼 예측을 비켜가면서 탄탄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갑니다. 갑작스러운 형사의 죽음, 너무도 쉽게 풀려버린 살인사건, 이에 의문을 가지는 형사들, 그리고 등장하는 매혹적인 미녀. 이들이 서로 얽혀 진실에 도달하는 과정은 마치 정교하게 짜여진 퍼즐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많은 등장인물을 짜임새있게 풀어냈다
이 영화의 캐스팅만 보아도 이렇게 유명한 배우들이 한 영화에 다 나올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메인 캐릭터가 많습니다. 당장 주연급 남배우만 세 명에 여배우도 하나 더 있죠.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는 세 명의 형사는 저마다의 이유로 살인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몸을 던집니다. 이렇게 많은 캐릭터들이 뒤엉켜 있음에도 이야기가 전혀 혼란스럽게 않고 깔끔하게 전개되는 부분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웰메이드 영화의 정석
잘 만든 영화란 어떤 영화일까요? 저도 명확한 정의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LA컨피덴셜'을 다 보고 나서 느낀 첫 느낌은 '웰메이드 영화다'였습니다. 액션 느와르라는 장르에 충실한 배우들의 연기와 화면에서 풍기는 분위기도 압권이고요. 특히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으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각본도 완벽하다고 생각합니다. 98년 아카데미 9개 부분에 노미네이션 되었다고 하는데요. 정말 그럴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1950년대 LA의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시대상도 적절히 담고 있고, LA의 암흑기라 불리는 그 시대가 왜 암흑기였는지를 나타내주는 부패한 경찰에 대한 묘사도 좋았습니다. 신문기자의 기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극 초반부는 마치 당시 기사를 읽으면서 '그 때 그랬지'하면서 과거를 연상하는 듯한 느낌을 느끼게 하는데, 이런 연출도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저는 가끔 별점 메기기가 힘들 때 캐스팅, 연기, 각본, 연출, 줄거리 같은 요소들을 하나하나 따져보곤 하는데요. 'LA컨피덴셜'은 저 중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웰메이드 영화의 정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엄청난 캐스팅과 느와르의 맛
엄청나게 유명한 배우들이 이름값하는 영화입니다. 각각의 배우들의 다른 영화가 전혀 생각나지 않을만큼 연기는 훌륭했고요. 느와르라는 장르에 걸맞게 각 캐릭터를 너무도 잘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는 4명만 소개하지만 이 영화에서 유명한 배우를 꼽으라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네요.
여자를 건드리면 다 죽여버리는 뜨거운 피의 소유자 '버드 화이트' 역의 '러셀 크로우'
여자를 때리는 남자만 보면 눈이 뒤집혀 박살내버리는 뜨거운 피의 소유자.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지 했는데요. 이 영화는 그런 배경까지 줄거리를 해치지 않고 은근슬쩍 잘 끼워넣네요. 화이트의 뜨거운 피는 '린'(킴 베이싱어)를 만나고 더 뜨거워집니다. 러셀 크로우는 순정파가 참 잘 어울리네요. '글래디에이터'에서도 그렇고요.
싸가지 없는 천재 형사 '액슬리' 역의 '가이 피어스'
극 초반에는 참으로 찌질한 캐릭터였습니다. 머리 하나 믿고 까부는 느낌이었죠. 그렇지만 끝끝내 액슬리가 걸어가는 길은 참으로 멋있었네요. 그러면서도 끝까지 자기 출세길은 챙기는 실속 만점 형사 액슬리입니다. 가이 피어스가 착한 역은 잘 하지 않는데 이 영화에서도 결국 착한 것과는 거리가 있네요. 하지만 마침내 정의롭긴 했습니다.
헐리우드에 푹 빠진 '잭 빈센스'역의 '케빈 스페이시'
앞으로는 헐리우드 영화에서 아마도 볼 수 없을 케빈 스페이시입니다. 이 영화의 느와르스러운 분위기는 케빈 스페이시가 절반은 만들어낸 것 같아요. 엄청난 풍채와 건들거리는 연기가 일품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헐리우드와 엮이고 싶어서 안달난 형사역할은 어떻게 보면 귀엽기도 합니다. 왜 형사가 되었는지 기억이 안난다는 잭은 형사다운 다잉 메시지(Dying Message)를 남기고 갔죠. 이 부분이 이 영화의 백미인것 같습니다.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콜걸 '린' 역의 '킴 베이싱어'
이 시절 킴 베이싱어는 참 아름다웠네요. 외모도 외모지만 '린'이 풍기는 분위기가 압권입니다. 러셀 크로우가 정신 못차릴만 했죠. 린이 의리있는 캐릭터였다는 게 참 마음에 듭니다. 예전에는 킴 베신져라고 했더랬죠.
제 점수는요
5점 주었습니다. 스스로 웰메이드 영화라 극찬하면서 5점을 주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왓챠 추천영화 'LA컨피덴셜'입니다.
'Essay > 취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프리퀀시(Frequency) 리뷰(스포일러 주의) (0) | 2023.02.13 |
---|---|
영화 커뮤터(The Commuter) 리뷰(스포일러 주의) (0) | 2021.04.11 |
영화 레저베이션 로드(Reservation Road) 리뷰(스포일러 주의) (0) | 2021.04.02 |
영화 스텝맘(Stepmom) 리뷰(스포일러 주의) (0) | 2021.03.27 |
영화 태양의 눈물(Tears of the Sun) 리뷰(스포일러 주의) (0) | 2021.03.16 |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