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이라고 할까

본능이라고 할까

내 머리속에선 인간의 본성이라는 게 과연 어떤걸까에 대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혼자 남았고, 혼자 지내는 것이 익숙해질 무렵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불쑥 찾아와 이따금씩 나를 괴롭힌다

도대체 외로움이라는 건 왜 느끼는걸까

 

많은 사람들 속에 둘러쌓여 이 사람 저 사람 두루 얕게 사귀고

그 사이에서 인정도 받고 시기도 받으며 아웅다웅하는게 싫어서

스스로 그 사이에서 빠져나왔다

그렇게 혼자가 되어서 철저히 나 스스로를 소외해버렸다

그래도 홀가분했었다

예전에 나로 돌아간 느낌

혼자 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고요함 평온함

 

그렇지만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고 했나

온라인으로 사람들과 조우하고 하루 온종일 모니터를 바라보며

그렇게 많은 날을 보내왔다

그리고 사랑이 찾아왔다

 

그리고 사랑이 떠나갔다

그리고 다시 혼자가 되었다

혼자 남았다는 설움

그리움 분노 모든 감정이 복잡하게 뒤얽혀서 나를 괴롭히다가

겨우 이제 안정을 찾는다 싶으니

이제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나를 뒤덮어버린다

 

왜 혼자서는 안되는걸까

왜 내 심장은 이토록 혼자이겠다는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질 않는걸까

하루 온종일 머리 속을 떠다니는 잡념과

나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빌어먹을 내 몸뚱아리에 경멸을 느낀다

 

아담과 이브는 금지된 선악과를 맛보고야 말았다

그리고 죽음과 임신이라는 벌을 받았다

붉은색으로 연상되는 선악과 그것은 섹스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누구도 이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그렇게 나라는 인간까지 태어났을 것이다

 

그들이 범한 선악과와 그리고 그 댓가로 받은 벌이 이토록 무서웠던 것일까

그래서 혼자 남아서는 그 철저한 외로움과 본능의 이끌림으로

신이 주었을 이 위대한 이성으로도 통제가 안되는 것일까

 

오늘도 나의 이성은 내 머리속 온갖 추악한 잡념들과 싸우며 피곤에 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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