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라는 건 참 우스운 거다
어떨땐 공포영화에 '공'자만 들어도 미칠 것 같이 싫다가도
어떨땐 갑자기 보고 싶어서 겁도 없이 혼자서 보기도 한다
이런 사소한 것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한 것도 많다
강도를 만난다거나 목숨이 위험할때 내야 하는 용기가 그런 것일까
아니다
더 큰 용기는 인생을 걸고 내 인생을 향해 내리는 결단이다
과연 나는 뭘 하고 싶어하고 뭐가 되고 싶은걸까
스물아홉이 된 이 순간까지도 나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런 고민을 한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이런 고민이 별로 중요하지가 않게 됐다
난 자의반 타의반 경찰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심했고 이젠 스물아홉이라는 내 나이때문에
이 길이 아니면 힘들 것 같아서 포기하듯이 밀려가고 있다
작년에 만난 한 친구는 나보다 한살이 어리지만
그래도 늦었다면 늦은 나이에 큰 결심을 했다
연극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기어코 한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또 다른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그 친구가 여자라서 그렇게 그 결정이 쉬웠을까 아님 한살이 어리기 때문에 쉬웠을까
나는 결혼을 빨리하고 싶다던 바램도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바램도 버린지 오래다
당장 먹여살릴 처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벌써 몇년전부터 내가 갈 길이 이거밖에 없나보다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떠밀려왔다
대체 무엇이 나한테서 내가 할 수 있고 잘 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지조차 못하게 하는지
그런 용기를 빼앗는지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답을 모르겠다
난 그냥 그런 겁쟁인가보다
728x90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