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에세이
일요일 아침.
선풍기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잠이 들어서인지 피곤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간에 눈이 떠졌다. 난 선풍기바람이나 에어콘 바람을 맞으면 잠을 잘 자지 못해서 보통 끄거나 피하거나 하는 편인데 간밤에 비가 와서 습한 느낌에 계속 바람을 쐬다가 잠이 들어버린 것이다. 이건 나만 그런게 아니라 다들 그러겠지. 나만 예민한 척 하는게 아닐거야. 비틀비틀 균형이 잡히지 않는 발에 의지하며 방문을 나섰는데, 익숙한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거실에서 주무셨을 아빠가 보이지 않는다. 비틀거리던 두 다리에 힘이 꽉 들어가고 동공이 두배는 커진 듯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잰걸음으로 안방 문을 벌컥 열어본다. 없다. 아빠도 없고, 엄마도 없다. 이미 방에서 나올 때부터 챙겨들고 있던 담배와 핸드폰. 핸드폰으로 엄마를 찾아 바쁘게..
2012. 8. 1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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