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에세이
투명인간의 예비군 훈련
우체국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집에 있느냐고 물으면 제대한지 7년이 안된 예비역들은 머리를 감싸쥔다. 나는 그 전화를 받고 전화기를 집어던질 뻔 했다. 이건 분명히 예비군 훈련 통지서거든. 나는 그저께 저녁 박태환의 200미터 결승전을 보겠다는 목표 아래 새벽 4시까지 잠을 안잤다. 기쁜 은메달 소식을 접하고도 잠이 오질 않았다. 왜냐하면 잠에서 깨면 예비군 훈련을 가야하니까. 늦게 잔 탓에 8시에 깼다. 그것도 아버지가 깨워주셔서 겨우 일어났다. 아 귀찮다. 미치겠다. 가기 싫어. 김얀님은 빨래 널기가 우주 최고로 귀찮다고 말씀하셨는데 난 그것보다 한차원 높은, 우주보다 더 넓은 차원의 귀찮음이 바로 예비군이라고 생각한다. '어짜피 백수로 지내는데 할 거 없을 때 후딱 다녀오자' 라는 마인드로 스스로를..
2012. 8. 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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