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제대로 알기 - 가방끈은 짧지만 그의 철학은 길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김태원씨가 출연했네요
이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의 어두웠던 시절들
그리고 그 속에 감춰진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궁금해 저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김태원씨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경규가 손을 내밀었다
이런 부분들도 물론 감동적이었지만
그다지 성실한 학생은 못되었던 고등학생 김태원이
어떻게 작사 작곡을 시작하고 어떤 사랑을 하고
어떤 가사를 썼는지 이런 이야기들에서 어쩌면 진짜 김태원씨를 보게 된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태원씨가 지난 삶을 돌이켜보면서 하는 이야기들은
마치 어느 책의 한 부분을 읽는 듯한 서정적인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 해준다면
어떤 이야기들을 어떻게 해주실 건가요
김태원씨가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어린시절의 이야기가
남다르게 들리는 이유는 김태원씨가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았기 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성찰의 깊이가 달랐던 것이지요

청년들에게 한마디 하라고 할때 그랬지요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에 보면 모든 일들이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 열심히 살아라 라구요
자신이 지금까지 오기까지 연결된 그 고리들을 돌이켜보고 또 돌이켜보았기 때문에
남들이 듣기에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김태원씨가 만든 곡들의 가사들을 보면 이 사람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죠
정말 아름다운 가사들입니다

한참 동안을 찾아가지 않은 저 언덕 너머 거리에
오래전 그 모습 그대로 넌 서있을 것 같아...
이제 너에게 난 아픔이란걸 너를 사랑하면 할수록  -사랑할수록

아이가 눈이 오길 바라듯이
비는 너를 그리워하네...
무척이나 울었네 비에 비 맞으며
눈에 비 맞으며 ...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비와 당신의 이야기

첫사랑 그녀와의 추억으로 인해 만들어진 가사라고 합니다
그녀의 집이 언덕에 있었고 만나고 헤어지는날 비가 왔었다고 하네요

도대체 '비에 비 맞으며'가 무슨 뜻이냐 라는 이경규의 물음으로 시작된
작품의 해석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제 전공과목의 수업을 듣는듯 했습니다
저희 교수님들이 그런말을 자주 하셨거든요
세상을 텍스트로 보라

텍스트라는 것이 책도 아니고 글도 아니고 담고 있는 내용 그 자체이지요
작가가 글을 쓰면 그것을 우리는 여러가지 각도로 해석을 합니다
마르크스주의적인 해석도 페미니즘적인 해석도 정신분석학적인 해석도 하면서
다양한 시선으로 작품을 파헤치죠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는데 딱 맞는 말입니다
무슨 노래 가사 하나에 그런 의미까지 담느냐라고 하신다면 할말이 없습니다
그것도 그 나름의 하나의 해석이니까요

작가가 던져놓으면 해석은 독자의 몫이다 라는 김태원씨의 말은
이러한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결국 김태원씨 자신도 자신이 겪었던 과거
그 자체를 텍스트로 보고 해석한 자신의 삶의 독자인 셈이지요


김태원씨를 보면 말한마디를 해도 남들과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베품에 있어서 받는 사람이 창피해 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한다'
라는 말이 제 이런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네요



김태원씨를 보며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겉멋이 들었다
폼 잡는다

그런분들에게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든 당신의 자유이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달라 보일 수 있다
특히 그 사람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아달라
고 말이죠



많은 어려움들을 딛고 부활한 김태원씨의 앞으로의 행보에 격려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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