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리플리 (Miss ripley)
그녀의 거짓은 과연 그녀만의 잘못이었을까


지난주 종영한 미스리플리를 돌아봅니다

어제가 월요일이라 으레 하던것처럼 VOD를 보려 하던 저는
미스리플리가 종영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살짝 허무함에 빠졌어요 ㅎ
월화에 볼 새로운 드라마를 찾아 탐색 들어가야 할듯


사실 워낙 이다해의 팬이었던 저는
이다해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드라마가 보고 싶었었답니다
하지만 제가 팬인것과는 관계없는 미스리플리만의 매력이 있었지요

꼬여버린 인생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가상에 스스로 갇혀버린 가련한 여인 장미리
그 허상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의 긴박감이
미스리플리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불행한 운명의 시작


사랑하던 엄마가 집을 나가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까지 여읜 미리(이다해 분)는 고아가 되어 일본으로 입양을 가게 됩니다 고아원에서 입양을 가게 된 때까지도 엄마가 돌아올 거라 믿으며 자신은 고아가 아니라고 고아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던 아이스크림을 거부하던 당찬 아이 장미리, 그러나 고아로 세상을 살아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갖은 구박과 고된 집안일을 시키던 일본의 양부모. 미리는 도박에 빠져사는 양부모의 도박빚마저 갚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며 어린 나이에 담배를 팔다가 히라야마(김정태 분)를 만나게 됩니다 술집을 경영하는 히라야마의 도움으로 고등학교까지 마친 장미리 스스로 자신의 원수가 된 돈을 벌기 위해 업소에 나가겠다고 한 미리는 수려한 외모와 피리실력으로 잘나가는 접대부가 됩니다


지금까지 니가 알던 장미리는 죽었어



언제까지나 일본에서 술집접대부로만 살아갈수 없었던 미리는 어느날 히라야마에게서 도망쳐 한국으로 오게 됩니다 하지만 고아에 이렇다할 학벌이 없는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냉철한 현실과 나약한 여자를 노리는 나쁜 남자들뿐이었죠 비자만료로 일본으로 강제출국을 당하게 될 날이 점점 다가오고 미리에게는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임시로 마련한 거처인 고시원에서 송유현(박유천 분)을 만나게 되고 유현은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내뱉은 미리에게 호감을 가집니다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 미리는 고시원에서 지내는 그런남자에게 자신을 걸수가 없고 그런 유현을 냉철히 거부합니다


운명적인 만남, 그리고 미스리플리로의 새출발





세상은 힘없는 고아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비극적인 현실을 보게 된 미리는 실의에 빠져 길을 가고 있던 중 사고를 당할뻔 합니다 그 차의 운전자는 장명훈(김승우 분)이었고 호텔 경영진인 명훈은 엎친데 덮친 상황에서 낮게 일본어로 욕을 내뱉은 미리에게서 VIP고객이 요구하는 사투리를 쓰는 미리를 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호텔에서 일해달라고 미리에게 제안을 합니다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정규직이 필요했던 미리는 회의적인 마음으로 동경대를 나왔다 해도 고아에 홀로 남겨진 여자에게 기회는 없을거라는 말을 꺼내고 명훈은 미리가 동경대출신으로 오해를 하고 입사를 도와주게 됩니다 동경대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니 대우가 달라지는 주위환경과 고아임에도 불구하고 의지가 대단하다는 평을 듣게 만드는 학벌의 힘에 미리는 고아원시절 친구였던 희주의 졸업장을 훔쳐 학력을 위조하게 됩니다
그리고 미리에게 제 2의 삶이 열리게 됩니다


미스리플리에게 다가온 사랑




호텔에이의 사장이 된 명훈을 유혹하는 미리
명훈은 이혼의 아픔 뒤에 찾아온 진솔한 매력의 미리에게 끌리게 되고 둘의 사랑이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배경이 목적이었던 미리이지만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명훈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죠 명훈의 도움으로 호텔에이 홍보영상까지 찍으며 그녀의 지위는 더욱 더 상승하게 됩니다 호텔에이가 만도그룹에 인수되고 명훈의 도움으로 참여하게 된 파티에서 미리는 고시원에서 사는 한심한 남자라고 무시를 했던 송유현을 그곳에서 우연히 보게 됩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송유현은 만도그룹을 이어받게 될 재벌그룹의 2세였죠


더 높은 곳으로, 그칠줄 모르는 미리의 욕심




자신에게 끊임없이 호감을 보이던 유현의 정체를 알아버린 미리는 그 사실을 숨기고 유현을 유혹하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명훈을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더 높은 곳을 향한 갈망은 그런 사랑마저 더 나은 배경을 지닌 유현에게로 미리를 움직이게 하죠 명훈의 도움으로 하게 된 대학강사, TV출연 등 수려한 외모로 많은 인기를 얻게 된 미리는 그 모든 것들을 손에 움켜쥐고 유현과의 사랑을 시작합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했죠 그리고 그녀가 만들어낸 허구들은 그녀에게 다시 돌아서 칼을 겨눕니다

세상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운명과 이를 거짓으로 덮어버리고자 하는 한 여자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사랑 이것이 미스 리플리의 주된 내용입니다


과연 그녀의 거짓은 그녀만의 잘못이었을까

거짓말을 서슴치 않으며 원하는 것을 얻어나가는 극중 이다해의 모습은 보면서 소름이 돋게 만듭니다 저렇게까지 해야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지요 하지만 진심으로 사랑한 이와의 추억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어느것이 진실인지 보는이로 하여금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냉철한 현실과 그 현실에서 승리자가 되기 위한 한 여인의 몸부림 속에서 현실은 그 여인에게 사랑마저 호락호락 허락하지를 않습니다 처음에는 장미리가 심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점점 극이 후반으로 진행되면서 그녀의 처지를 이해하게 되고 과연 그 모든 것이 장미리만의 잘못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타고난 좋은 배경이나 재력들은 사람을 달라보이게 합니다 누구도 이 사실을 부정하지는 못하겠죠 그러나 한 사람을 진실되게 바라보는 것 이상으로 이런것들이 우선시 되는 사회 그 가운데 억압받는 불행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
미스리플리는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를 우리에게 던져주었습니다


친구들과 거하게 술한잔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에 갑자기 그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장애인들이나 고아들이나 이런 어려운 사람들을 우리 세금으로 돕는걸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당연히 도와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걸 저와 제 친구들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만 과연 왜일까 어떤 논리일까 하는 의문이 계속 남았고 우리들 중 누구도 그 해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마침 듣고 있던 철학과 수업을 마치고 교수님께 이것에 대한 질문을 드렸습니다 비전공자로서 이런것에 대해 묻는다는게 꽤나 기특하셨던지(사실 저는 성실한 학생은 못됩니다 ㅎ)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복지의 기본 개념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산업재해로 인해서 장애를 입은 사람들에게 회사나 국가에서 그들의 장애에 대해 책임을 지고 보상을 해주고 이후 삶에 있어서 혜택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시겠지요 선천적인 장애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환경호르몬이나 기타 어떠한 사회적인 영향으로 인해서 사회가 그런것들을 낳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나은 현실에 있는 우리들이 십시일반 그들을 돕는 것이지요 이로 인해서 있는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것 그것이 복지국가의 기본토대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불공평하다

하지만 현실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평등한 우리 사람들입니다만 보이지 않는 계급을 양산해내고 그 틀 안에 우리는 갖혀 살고 있지요 리플리 증후군은 이러한 억압이 낳은 일종의 재해라고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과연 장미리의 거짓말이 단순히 그녀가 나쁜 여자라서 그런 것이다라고 우리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사진 출처 : MBC 미스리플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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